내 이웃에서부터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희망의 꽃을 피우다

5월 22일, 수원 만석공원에 때늦은 노란 개나리가 만개했다.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나라, 자연의 재앙 앞에서 오열하는 피해자,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란 티셔츠를 입고 모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들이다.

이날,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수원시, 부천 세종병원이 후원하는 ‘제13회 새생명 사랑의 가족걷기대회’를 주최했다. 심장병∙난치병 어린이, 결손∙극빈가정, 외국인 재해근로자 가정 등을 돕기 위해 시작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어느덧 13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수원시의 독거노인, 청소년 가장 등 저소득가정 24세대에 1200만원을 지원하고, 일본의 지진 피해민 돕기 구호성금 340만엔(한화 5천만원 상당)도 전달했다. 또 물이 부족한 캄보디아, 가나, 케냐, 네팔 4개국에 지하수 개발 시설 및 물 펌프를 각국에 2대씩 총 8대를 기증했다.

이번 행사에는 인근 지역의 위러브유 회원뿐 아니라 수원 시민 등 6500여 명이 참가했다. 마거릿 클라크 퀘시 주한 가나 대사와 물펌프를 지원받는 국가 주한 대사관 관계자들을 비롯해 수원시 예창근 부시장, 이찬열 장안구 국회의원과 지자체 관계자, 위러브유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는 탤런트 이순재, 위러브유 친선대사 김성환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도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걷기대회에 앞서 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장길자 회장은 이날 행사가 경쟁 없이 서로 어울리며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걷기’를 통해 이웃과 가족을 돌아보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또한 “가족과 함께하는 오늘의 발걸음이 천재지변과 절망에 빠져 마음의 건강을 잃은 지구촌 이웃들의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큰 힘을 전달할 것”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현장에서 물펌프 및 성금 전달식이 이뤄졌다. 마거릿 클라크 퀘시 주한 가나 대사는 “물펌프 하나로 가나의 수많은 어린이들과 국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물펌프 지원은 곧 생명을 전해준 것”이라며 가나와 수혜국을 대표해서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성금을 전달받은 예창근 수원시 부시장은 “이처럼 큰 국제적 규모의 행사는 최근 들어 처음이다. 수원시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도움을 줘 수원시 입장에서도 감사하고, 수원 시민에게도 봉사와 나눔의 가치를 일개우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며 위러브유의 사랑의 행보가 전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길 기원했다.

기념식 행사가 이어졌다. 새생명 어린이 합창단이 태권도와 율동을 선보이고, 걷기대회에 참석한 주한 외국인 가족은 ‘You raise me up’을 합창하며 희망을 노래했다. 위러브유 홍보대사 이승훈은 자작곡 ‘위러브유’를 회원들과 함께 불렀으며 김성환, 백미현, 김제훈 등의 가수들도 열창하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념식 후, 회원들은 공원 호수 주변 1.3㎞의 산책로를 따라 희망을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 걷기대회 구간구간에는 ‘비눗방울 터뜨리기’, ‘엄마 아빠에게 윙크하기’ 등 재미있는 게임도 마련돼 온 가족이 한바탕 웃으며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세 살배기 딸과 오붓이 걷던 한 회원은 “우리 아이들이 ‘나눔’의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성장해서 이 세상의 주인이 되었을 때, 이 아이는 또 후세에게 나누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사랑 나눔’을 후대에 전하는 연결의 끈을 마련하는 것 같아서 이 행사가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부대행사가 열렸다. 30g의 물로 손 씻기, 물 절약 퀴즈 등으로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일본 지진피해 상황을 알려주는 사진전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메모로 남기는 퍼포먼스로 지구촌 이웃의 아픔을 알렸다. 또한 페이스페인팅, 가족버튼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부스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호수 주변으로 인파가 빚은 노란 물결이 일렁였다. 어느덧 선두 행렬이 걷기대회 구간을 돌아 후미와 연결되면서 호수 모양을 따라 노란 하트(♡)가 그려졌다. 5월의 부드러운 햇살 아래, 위러브유가 꽃피운 희망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