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스틴 멜가르 초등학교 담장 재건으로 범죄율 낮춰

지난해 9월, 멕시코를 엄습한 대지진의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정부가 나서서 옛 모습을 찾기 위한 복구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손조차 대지 못하고 방치된 곳이 많다. 아이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재)국제WeLoveU는 정부의 지원이 미비한, 멕시코시티 및 멕시코주 안의 지진 피해 학교를 돕기로 결정, 6월 1일 해당 교육청 담당자와 면담하며 지원이 시급한 학교를 파악했다. 그리고 20일, 학교 담장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은 아구스틴 멜가르 초등학교를 찾아 세세히 둘러본 후 학교장을 만나 무너진 담장 재건을 약속했다.

아구스틴 멜가르 초등학교는 무너진 담장이 긴 시간 방치되면서 여러 범죄에 노출되었다. 값비싼 교육기기 등이 도난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외부인으로부터 학생들의 안전까지 염려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부와 몇몇 기관에서 담장 재건을 약속했으나 지원이 계속 늦어져, 교사·학부모·학생 모두 애만 태우는 상태였다.

사태의 심각성에 위러브유 회원들은 담장 재건 공사 준비를 서둘렀다. 교사와 학부모 들의 큰 관심 속에 7월 4일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고, 약 한 달 뒤인 8월 11일 어른 키보다 훨씬 높은 높이로 120여 미터 길이의 담장을 완성했다. 이후 담장 위 보안용 철조망을 설치하고, 담벼락에 예쁜 벽화까지 그려 넣었다. 10월 10일 담장 재건 모든 작업이 끝났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담장 재건으로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교육받게 된 것을 크게 기뻐했다. 학교 측에서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담장 준공식에서 멕시코 전통 춤을 준비해 선보였고,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위러브유 회원들에게 베풀었다. 담장 준공식이 잔칫날이 됐다.

“처음에는 위러브유도 약속만 하고 공사 진행을 미룰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공사를 시작하더군요. 약속을 신속히 이행하는 걸 보며 위러브유를 신뢰하게 됐습니다.”

엑토르 살로몬 사발레타 부엔디아 학교장은 위러브유가 담장 공사를 약속할 당시의 속마음을 전하며, 신속한 약속 이행에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멕시코 네사우알코요틀 시청·교육청 감사장 전해

사실 담장 총길이에서 50미터는 멕시코주 교육청에서 공사를 시작했다가 중단한 상태였다. 담을 지지해 줄 구조물도 없이, 급한 대로 바닥에 벽돌만 쌓아 올려 공사를 진행한 상태였기에 다시 무너질 위험이 있었다. 위러브유 회원들은 교육청과 협의해 바닥 기초공사를 다시 하고, 담장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물을 중간중간 세워 견고하게 지었다.

네사우알코요틀시 초등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위러브유의 지원에 9월 14일,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맞아 학교에서 연 기념행사에서 위러브유에 감사장을 전했다. 담장 준공 다음 날인 10월 11일에는 네사우알코요틀시장이 위러브유 장길자 명예 회장의 공로를 인정하며 감사장을 보냈다.

지금 아구스틴 멜가르 초등학교 담장 앞은 주변 이웃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인다.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함이다. 위러브유의 작은 봉사 행보가 범죄 위험에 처했던 곳을 사진 찍기 좋은 동네 명소로 바꿔 놓았다. 봉사가 가진 선한 힘의 위력이다.


현장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