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발루에서 좁은 국토를 점점 잠식해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수몰 위험에 이은 또 하나의 위기다. 외부와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유입된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들은 푸나푸티 북쪽 끝에 있는 쓰레기장에 야자수 높이만큼 쌓여 있다. 남쪽도 마찬가지다. 버릴 곳이 없고 소각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섬 양쪽 끝에 쓰레기 산이 점점 높아져 가는데도 주민들은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식수 문제로 고통받는 푸나푸티 남쪽 마을에 물탱크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주민들과 함께 클린월드운동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정화운동 이틀 전, 투발루의 라디오 방송국에 초청받은 정근승 뉴질랜드 지부장은 전 세계 환경정화에 앞장서고 있는 위러브유의 ‘클린월드운동’을 소개하며 환경보호 인식을 고취하고,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주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리고 9월 25일 새벽 6시, 투발루에서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던 정화운동이 시작됐다. 푸나푸티 남쪽 마을에서는 시 관계자와 주민 등 80여 명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쓰레기장으로 와서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미리아마 울루이비티(Miriama Uluiviti) 푸나푸티 환경부 과장은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일할 수 있어 정말 좋다. 다들 깨끗하게 청소하고 싶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날씨가 뜨거운데도 합심해 정화하기 위해 나왔다. 지나던 행인도 우리가 정화하는 모습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무척 기쁘다”며 첫 정화운동의 소감을 전했다.

날씨가 덥고 일몰이 빠른 탓에 새벽부터 시작된 정화운동은, 물구덩이의 쓰레기를 모두 치우고 주변 마을까지 청소한 후 오후 3~4시쯤 되어 마쳐졌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10톤이 넘었다. 주민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으로 쓰레기를 버린 것이 아니라, 단지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

투발루에서 펼쳐진 클린월드운동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던 주민들에게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깨끗한 환경을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을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