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4월 23일, 남산 산책로에는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개나리와 벚꽃 사이로 더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바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남산을 찾은 새생명복지회 회원들의 웃음꽃이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의 환한 얼굴은 “웃음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라는 대회의 슬로건을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사단법인 새생명복지회가 8회째 개최하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심장병과 희귀병,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새 생명과 새 희망을 전하고, 산업사회에서 점차 잃어가는 웃음을 되찾아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 축제의 장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 국가청소년위원회, (사)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에서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쌍둥이들을 둔 다복한 70여 가정을 포함하여 1만여 명의 회원 가족들이 참가했으며, 서울특별시 이명박 시장, 국가청소년위원회 최영희 위원장, 한국청소년상담원 이배근 원장,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양경자 회장,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회장 등 각계각층의 내빈들과 새생명복지회 이순재 후원회장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정오에 시작된 기념식에서 새생명복지회 장길자 회장님은 대회에 참석한 모든 내빈들과 회원들,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오늘 이 자리는 아픔과 시련으로 그늘진 우리 이웃들의 얼굴에도 새 생명의 봄이 찾아오도록 사랑을 함께 나누는 자리”라고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셨습니다. 또 “정성과 희생의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의 ‘약손’에는 모든 질병과 고통을 치유하는 기적의 힘이 담겨 있듯 우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품고 어머니의 손이 되어 우리 이웃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병든 몸을 쓸어 고쳐주며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하셨습니다.

그리고 즐거운 걷기대회가 되길 바란다는 이순재 후원회장의 축사에 이어 내빈들의 격려사가 있었습니다. 서울시 이명박 시장도 “행복이 넘치는 회원들의 표정이 참 좋다. 오늘 걷는 여러분의 발걸음이 새 생명을 구하고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고 기대했고, 국가청소년위원회 최영희 위원장은 저출산 시대에 70여 쌍의 쌍둥이가 참가한 사실에 놀라워하며 “출산 장려보다 더 중요한 일이 낳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인데,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이런 자리를 통해 작은 정성을 모아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무척 보람된 일”이라고 회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깜찍한 율동으로 준비체조를 한 후 회장님의 출발 신호와 함께 걷기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회원들은 벚꽃이 꽃비 되어 내리는 산책로를 온 가족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각 포스트마다 준비된 행사에 따라 엄마 아빠의 목말도 타고 손가마도 타보며 아이들은 마치 어린이날을 맞은 듯 즐겁고 신나는 표정이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한다는 김윤희(36) 회원은 “아픈 어린이를 돕는다는 좋은 뜻으로 이렇게 또 참가했는데, 실은 내가 더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과 함께 “작년에는 얼결에 따라왔던 아이 아빠가 올해는 먼저 가자고 했다”며 아이를 목말 태워가던 아빠의 활짝 웃는 얼굴을 가리켰습니다. “이웃에 기쁨을 주려고 했더니 오히려 더 많이 받게 되었다”는 한 회원의 말처럼 참가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먼저 찾아와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회원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과 웃음을 찾게 된 아이들의 가정도 참가했습니다. 희귀병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참석한 재영이(14)와 함께 걷던 아빠 고경희 씨는 “아이가 아플 때는 세상이 깜깜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환해보이고 가정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며 밝게 웃었습니다. 엄마 이금숙 씨도 “병이 나으니까 아이가 웃음이 많아졌고 다른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대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기뻐했습니다. 병으로 수없이 부모의 속을 태웠지만 이제는 건강해진 승준이(5), 세은이(9), 혜영이(9), 무성이(11)의 가족들도 밝은 미소를 보이며, 가정에 웃음과 행복을 되찾아준 회장님과 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도착지점인 백범광장에서는 새생명복지회 회원들과 미군 군악대의 연합으로 구성된 브라스밴드의 경쾌한 연주가 도착한 가족들을 맞아주었습니다. 복지회 소속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광장에 가득 펼친 10개의 테마코너도 이내 분주해졌습니다. <희망메시지>에서 회원들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메모지에 마음을 담아 “아파도 포기하지 마. 힘내!” 등의 문구로 희망을 전했습니다. 그밖에도 회원들은 아이들이 리본에 글씨를 써서 엄마 아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카네이션 메신저>, 풍선으로 모자와 꽃, 지팡이 등을 만들어주는 <아트 풍선>, 딱지치기와 달고나가 있어 엄마 아빠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준 <추억의 놀이마당> 등의 테마코너를 돌아보며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걷기대회 내내 고운 꽃비가 내리더니 걷기대회를 마친 회원 가족들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예 비가 내리고 말았습니다. 회원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귀갓길에 올랐지만 행사 내내 끊이지 않았던 회원들의 웃음은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 7명, 희귀병 어린이 7명, 난치병 어린이 13명까지 모두 27명의 어린이와 그 가정에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웃음과 행복까지 선물하게 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