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푸른 자연 속에 하얀 마음이 물결친 그날. 인천의 초여름은 아름다웠습니다.
6월 12일 일요일, 녹음이 짙어지는 인천대공원(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소재)에서는 약 1만 5천여 명의 ‘하얀 마음’이 하얀 티셔츠와 함께 넘실거렸습니다. 심장병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새생명복지회가 주최한 ‘인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열린 것입니다.

2002년부터 해마다 1~2회 꾸준히 개최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심장병·난치병 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치료비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며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사랑,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4회, 광주와 대구에서 각각 1회씩 개최되었고 인천에서 개최되기는 처음입니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인천에서도 열리기를 무척이나 고대했던 경인지부 회원들은 이번에 대회를 주관하면서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요모조모 다채롭게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고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들자는 캠페인도 겸한 이날 대회는 ‘너를 위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부 기금전달식과 2부 걷기대회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1부 기금전달식에서 장길자 회장님은 슬로건에 대해 ‘너’라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살자는 뜻이며, “너를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요, 그것이 곧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웃이 고단한 삶의 무게에 지쳐 힘겨워할 때 새생명복지회 가족들은 사랑의 손을 내밀어 이웃의 손을 꼭 잡아줄 것이니 희망을 갖고 용기를 내시라”는 격려의 메시지도 아울러 전하셨습니다.

이날 대회에는 인천광역시, 인천일보, 경인일보, 인천광역시 의사회, WMC에서 후원해 주셨고, 뜻있는 많은 분들과 단체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인천광역시장을 대행하여 참석한 인천광역시청 장부연 여성복지보건국장을 비롯하여 여러 내빈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장부연 여성보건복지국장은 축사에서 시장님의 축하의 뜻을 전한 다음, 관내 심장병 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행사를 개최해 준 새생명복지회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인천광역시의회 신영은 부의장은 “대회를 계기로 모든 시민이 하나가 되어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건강한 복지사회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습니다. 열린우리당 김교흥 의원도 “지구촌에서 1분마다 20여 명의 어린이가 가난, 질병, 학대, 무관심으로 죽어가고 우리나라도 결식아동이 16만 명에 달한다”며 “십시일반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여러분들이 정말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의사회 권용오 회장은 “이러한 행사에 앞으로 의사회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심장병·희귀병 어린이 및 소년소녀가장 19세대에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성금이 전달되었습니다. 같은 심장병으로 작년에 동생을 잃은 박상봉(19) 군을 비롯하여 질병과 생활고로 여러 가지 힘들고 아픈 사연을 간직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회장님은 성금을 전달하며 일일이 격려의 말씀을 잊지 않으셨고, 회원들은 이들의 쾌유와 행복을 비는 마음으로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2부 걷기대회가 시작되자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의 행렬이 야외음악당에서 조각공원, 호수 주변을 돌아 다시 야외음악당으로 돌아오는 1.5킬로미터 구간을 가득 메웠습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 ‘가족과 함께 림보, 림보’, ‘코끼리가 되어 보아요’, ‘우리의 사랑을 전해요’, ‘비눗방울 길을 걸어 보아요’ 등 구간마다 진행된 테마에는 행복한 웃음을 온 가족이 함께 이웃과 사회, 나아가 세계로 전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소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날씨도 걷기대회를 후원하는 듯, 시원한 바람이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욱 상쾌하게 해 주었습니다. 박귀분(인천 구월동. 32) 회원은 “평소에도 가끔 가족과 함께 공원에 오곤 했지만 오늘은 우리 작은 정성을 모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면서 남편이 특히 좋아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의사회 권용오 회장은 “걷기는 가장 좋은 운동인데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걷는다면 그 가치야 더 말할 것도 없다”면서 국민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런 걷기대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휴일을 맞아 공원을 찾은 인천 시민들도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박수로 성원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냐”면서 행렬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얼굴에도 참가자들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우리도 가 보자”며 자전거전용도로를 따라 행진하는 참가자들 옆으로 인도에서 동참하는 분들도 있었고, 후원금을 전하고 싶다며 복지회 직원을 졸라 연락처를 받아 가신 분도 계셨습니다. 역시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인가 봅니다.

도착지점에서는 이날 행사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 해양경찰청 관현악단의 경쾌한 연주가 참가 가족들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지휘자 구정호(37) 경장은 “의미 있고 보람된 행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가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다음에도 이런 좋은 취지의 대회가 있다면 해양경찰이 꼭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공식행사는 모두 끝났지만 야외음악당 무대에서 진행되는 대학생자원봉사연합회의 무대 공연과 무료 가족사진 버튼 제작, 페이스페인팅, 캐릭터인형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가족과 이웃과 함께 공원 여기저기서 소풍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와 나,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 더욱 푸르고 아름다웠던 초여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