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도짜리 사랑을 품고 세상을 변화시키자

겨울날답지 않게 포근했던 12월 9일, 저녁 7시경부터 올림픽공원 제3체육관에는 새생명복지회에서 주최한 제5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심장병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 난치병어린이에게 사랑과 온정을 전하여 어린이들이 병마를 극복하고 힘겨운 현실을 이겨내어 그들에게 주어진 미래를 바르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서울특별시, 한국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일보포브스가 후원했고 4천 명의 회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장길자 회장님은 “금년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나눔의 정신이 많이 위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니 우리 사회에 어려울수록 더 나누고 베푸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음을 실감했다”며 모인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가슴은 36.5도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우러나는 작은 온정이 얼어붙은 세상을 녹인다”면서 “우리는 이런 36.5도짜리 사랑을 품고 서로 돕는 손길이 되어 죽을 사람을 소성시키고 각박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내자”고 격려하셨습니다.

이 자리에 특별 손님으로 함께한 주한 대만대표부 위차오핑(于招屛) 문화참사관은 축사에서 새생명복지회에 특별한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작년 세계대학운동회(유니버시아드)에서 중화민국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 여러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그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 평하면서 주한 대만대표부과 모든 중화민국 국민들을 대표해서 새생명복지회 회장님 이하 모든 임원들과 회원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무대에 나오기 전에 별도의 성금을 새생명복지회에 기탁해 온 위 참사관은 콘서트 관람 후에 “모든 순서가 다 좋았고 훌륭했으며, 특히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모습이 놀라웠다. 이런 회원들이 하는 사회봉사활동은 무엇이든 잘 될 것”이라면서 사랑으로 하나 된 회원들의 마음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1부 기금전달식에서는 심장병어린이, 난치병어린이 14명의 가족에게 수술비가 지원되었습니다.

지방에 거주하여 이날 참석하지 못한 난치병어린이, 극빈가정어린이, 소년소녀가장 10명을 포함하면 이날 행사를 통해 모두 24세대의 어린이들에게 회원들의 정성이 전달되었습니다. 회장님이 성금과 선물을 증정하시며 수혜자 가족들을 일일이 격려하시는 동안, 객석에서는 수혜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지난 11월 21일, 헌혈 하나둘 운동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던 ‘사랑 나눔 백일장’ 시상이 있었습니다. 총 응모작 472편 가운데 가족 사랑과 이웃 사랑의 마음이 잘 표현된 운문 및 산문 여섯 편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고, 해당 작품을 제출한 회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문화상품권, 꽃다발이 수여되었습니다.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동요 메들리로 막이 오른 2부 행사.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입고 민속춤과 민요를 선보인 어린이들의 발랄한 무대는 모두에게 생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박옥희, 조민현 회원의 가곡 목련화가 잔잔하게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회원들의 손에 들린 야광막대와 휴대폰의 빛이 물결치며 콘서트장을 아름답게 수놓기 시작했습니다.

김소라, 김동욱 회원의 창작 판소리 ‘사랑의 등불’은 아픈 자식을 보면 더 아파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새생명복지회 회원들의 활동을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북 등 국악기의 반주로 구성지게 그려내었습니다.
어린이합창단원들의 호연이 돋보인 뮤지컬 ‘토끼와 거북이’는 이날 초대된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현실을 잠시 잊게 해 주고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배경섭 회원과 김제훈 회원이 사랑을 주제로 한 가요들을 열창하자 관객들은 “우리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는 가사의 의미를 새기며 한마음으로 합창했습니다. 따스한 빛과 사랑이 가득했던 제5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참석한 4천여 회원들의 가슴 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습니다.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어 목발을 짚고 와 콘서트를 즐긴 일곱 살 민주의 꿈은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의사입니다.
몸이 굳지 않도록 매일같이 다리를 꺾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딸의 비명소리를 들을 때마다 늘 죄인처럼 살아왔다는 엄마 염금숙 씨는 이날 “콘서트를 보며 마음속 응어리를 풀 수 있었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니 힘을 내서 열심히 살겠다고 했습니다.

심장병으로 아파하는 아기 종훈이를 바라보며 수술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엄마 문영애 씨의 얼굴에도 눈물과 함께 웃음이 살포시 떠올랐습니다.
기아(棄兒)들을 돌보는 서울시립 ‘소년의 집’에서 온 사회복지사 박경숙, 김경애 씨도 안암으로 이미 한쪽 눈이 적출되고 다른 한쪽 눈도 수술이 시급했던 유리와,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수정이에게 수술의 기회가 생겼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회원들의 36.5도짜리 사랑은 이렇듯 모두에게 포근하고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