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아픔이 담긴 집, 희망이 꽃피는 집으로

지난해 8월,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수해가 잇따랐다. 7일과 8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전라남도 곡성군에서도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830가구가 침수돼 13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주민들의 생활은 대부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여전히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수재민의 재기 지원에 나섰다. 곡성군청, 곡성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주택신축 매칭그랜트 지원사업’을 통해, 수해로 보금자리를 잃은 다문화가정을 도왔다.

지원 대상은 곡성읍 신리에 거주하는 60대 부부다. 정부의 지원으로 생계를 잇는 부부는 지난여름 집이 지붕까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흙으로 지어진 낡은 집은 물이 빠진 뒤 골조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외벽에 금이 가고 기둥이 흔들려 붕괴 위험이 도사렸다. 물에 젖어 뜯어낸 벽지와 장판도 대부분 복구하지 못해 부부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방 한 칸이 전부였다.

위러브유와 곡성군 측은 부부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집을 허물고 새로 짓기로 했다. 11월 7일 철거를 시작해 12월 1일, 지역 건설업체에서 본격적인 신축 공사에 착수했다. 두 달간의 공사 끝에 2월 4일, 깔끔한 외관을 갖춘 49.5㎡ 규모의 주택이 지어졌다. 위러브유는 주택신축 비용 1천만 원을 지원하고 현장 답사 등 전 과정에 함께했다.

2월 24일, 신축주택 앞에서 완공식 겸 입주식이 열렸다. 여기에 위러브유 관계자를 비롯해 유근기 곡성군수와 정인균 곡성군의회 의장, 노동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이윤희 신리 이장이 함께했다. 이날 위러브유는 지원 대상 가정에 TV와 이불 세트, 그릇 세트를 추가로 선물했다. 새집이 따뜻하고 웃음 넘치는 보금자리가 되길 바라는 회원들의 염원을 담아 ‘희망이 꽃피는 집’이라는 문구를 새긴 현판도 기증했다.

곡성군청 관계자는 “집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상황에서 이분들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실까 걱정이 많았다. 도와드릴 뾰족한 방법이 없어 난감했는데 위러브유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웃의 사정을 알고 그간 함께 근심했던 마을 주민들도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회원들은 노부부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새 희망을 전하는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