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명절이면 가족을 찾아가는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풍성한 음식, 풍성한 웃음을 나누는 풍성한 명절이지만 누군가는 어느 때보다 더 정이 고프고 가족이 그립다.
설을 앞둔 1월 20일,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장길자 회장과 회원들이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에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일찍부터 손수 준비한 잡채, 동그랑땡, 생선전, 산적 등 명절 음식과 과일, 곶감, 한과가 담긴 보자기를 한 아름 들고서였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수빈이네 집. 수빈이 엄마는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사람이다. 지난 11월 위러브유가 실시한 김장나누기 봉사를 통해 인연을 맺은 당시, 수빈이 엄마는 언어와 문화 적응이 어려워 향수병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명절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지 걱정돼 장 회장이 직접 찾아온 것이다. 수빈이 엄마는 장 회장 옆에 꼭 붙어 앉아 “엄마가 많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장 회장이 위로하며 입에 전과 잡채를 넣어주자 수빈이 엄마는 연신 “맛있다, 응언 람(‘맛있다’는 베트남어)!”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에는 안성시 신건지동으로 달려갔다. 이곳에는 방글라데시에 온 카잘(46) 씨가 한국인 아내와 두 아이들과 산다. 방 안 가득 명절 음식이 펼쳐지자 카잘 씨 부부는 물론 아이들도 신이 났다. 장 회장은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카잘 씨에게 “외국에 와서 고생이 많은데 힘내요. 주위에 따뜻한 사람도 많으니까 건강하고 씩씩하게 사세요”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지난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이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준 위러브유 측에 고마워하며 “몸이 빨리 나아서 열심히 일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머리 위에 두 손을 올려 하트를 그리며 ‘위러브유’로 인사했다.
장 회장 일행은 다시 의왕시 내손동으로 향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여동생과 사는 효진이(16)는 근육이 점점 굳어가는 희귀 난치 질환을 앓고 있어, 지난번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기금 전달 때도 휠체어를 타고 왔었다. 장 회장이 선사한 보자기를 풀어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꿈에도 생각 못했던 선물”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장 회장은 효진이에게 용기를 심어주며 효진이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계속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예의 바른 효진이가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우리처럼 힘든 사람들을 돕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해 모두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적적했던 가정에 웃음소리가 넘치고, 정이 넘쳐났다. 그야말로 명절 고향 집의 풍경이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사랑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