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도서실, 아름다운 배움터로
국토의 80퍼센트를 목축지로 이용하는 몽골. 그러나 최근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유목민들이 초원에서 도시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머물 집이 없는 이들은 마을을 이루고 주로 원형 천막인 게르(몽골 이동식 전통가옥)에서 생활한다.
울란바토르 외곽, 게르촌 근처의 바얀주르흐 79번 초중등학교에는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학생 2천 4백여 명이 다닌다. 여건에 비해 학생 수가 많아 수업은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부분 게르에 사는 아이들은 방과 후에 공부를 더 하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게르 안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둡고, 학교 도서실은 턱없이 좁았기 때문이다.
시 교육청을 통해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위러브유는 학교 측과 협의해 도서실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회원이 설계를 도맡았다. 도면이 완성된 후 8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됐다. 먼저 도서실 옆의 보건실과 다목적실을 이전하고 벽을 허물어 도서실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넓혔다. 넓어진 공간을 산뜻하게 꾸민 후 조명도 밝은 것으로 교체하고, 새 책장 6개를 들였다.
그 결과 도서실은 바닥부터 벽, 천장까지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겹겹이 쌓여 있거나 포대에 담겨있던 책들도 제자리를 찾았다. 위러브유는 여기에 책상 8개, 의자 20개를 기증하고 시설관리용 CCTV도 설치했다.
9월 12일, 바얀주르흐 79번 학교에서 위러브유의 도서실 준공식이 열렸다. 제간툴가 울란바토르시 교육감과 우두가르마 교장을 비롯해 재학생과 교직원, 위러브유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준공을 기다리며 준비한 학생들의 합창과 연주, 율동 공연으로 현장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날 학교 측은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위러브유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제간툴가 교육감은 “79번 학교는 전반적인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적절한 시기에 도서실을 개선해준 위러브유의 장길자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 위러브유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두가르마 교장은 “개선된 도서실은 전교생에게 큰 자산과도 같다. 학기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에 새 도서실이 열려, 많은 학생이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새롭게 단장한 도서실은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할 소중한 터전이 됐다. 더 많은 아이들이 마음껏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위러브유는 학교마다 맞춤형 교육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