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두 걸음, ‘함께’ 걸으며 만드는 밝은 미래
따사로운 햇살에 봄이 무르익어가는 4월, 위러브유 회원들에게 봄처럼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간 중단됐던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다시 열린 것이다. 재난과 전쟁, 빈곤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가족을 돕고자 23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는 수도권 위러브유 회원과 시민 등 7천여 명이 참가했다. 연둣빛 새순으로 뒤덮인 월드컵공원은 노랑 티셔츠를 입은 회원들로 개나리가 만개한 듯했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와 재단법인 국제위러브유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유엔아동권리협약 한국NPO연대,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인천세종병원, 노인의료나눔재단에서 후원했다. 위러브유 장길자 명예회장과 이사진을 비롯해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등 각계 인사와, 주한 라오스·엘살바도르·벨라루스 대사, 앙골라 대사대리 등 9개국 주한 외교관이 자리해 국경을 초월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지구촌 가족에게 전했다.
오전 10시경,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식전행사에서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이 생기발랄한 율동으로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장길자 회장은 개회사에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이재민 등 23개국 이웃을 돕는 걷기대회의 목적을 소개하며 “오늘 가족걷기대회를 통해, 인류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메시지가 지구촌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응원으로 전해졌으면 한다. 걷기대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자”고 말했다. 더불어 “함께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서로 도우며 응원함으로써 지구촌은 평화의 세계, 행복의 세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러브유의 비전을 고취했다.
송칸 루앙무닌톤 주한 라오스 대사는 “인류애는 모두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오늘 걷기대회와 같은, 인류를 향한 사랑의 연대가 계속돼 지구촌의 밝은 미래가 열리길 소망한다”고 축사했다. 하이메 호세 로페스 바디아 엘살바도르 대사도 “세계는 여러 분야에서 상당히 발전했지만, 기후난민과 이재민 등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봉사가 사회에 큰 힘이 되는 때”라며 위러브유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향후 꾸준한 협력을 기대했다.
방송인 김성환 위러브유 친선대사는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사랑, 그 ‘한 사람의 힘’이 엄청난 사랑을 이룬다”며 걷기대회를 통해 앞으로 더 큰 사랑과 희망을 전하게 되길 기원했다. 박홍근, 서영교 국회의원도 축전을 보내 전 세계 이웃을 돕는 회원들의 발걸음을 응원했다.
이번 걷기대회를 통해 위러브유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이재민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민을 비롯해 네팔,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동티모르, 요르단, 이라크, 파키스탄, 모잠비크, 가봉, 앙골라,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멕시코,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칠레의 난민·이재민·취약계층까지 총 23개국의 이웃을 돕는다. 국내에도 산불 이재민 구호성금, 복지소외가정 및 다문화가정 141세대 의료·생계비를 지원하고 노인의료나눔재단에 3천만 원의 기금을 기탁하는 등 국내외에 총 7억 원 상당을 전한다. 장길자 회장이 주한 외교관 등에게 성금 기증판을 전달하는 것으로 1부 개회식을 마무리했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선언으로 2부 걷기대회가 막을 올렸다. 마칭밴드의 힘찬 연주 속에 걸음을 뗀 참가자들은 난지연못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1.3킬로미터 가량의 코스를 걸었다. 코스 중간과 끝 지점에서는 청년 회원들이 특별 퍼포먼스로 걷기대회에 재미와 의미를 더했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분리배출, 절전, 나무 심기 등 지구를 위한 행동을 일상에서부터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발랄한 춤과 노래로 표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도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와 도시락을 챙겨 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위러브유 클린액션 캠페인에 동참한 회원들은, 퍼포먼스 팀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깨끗한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회원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가족, 지인과 완연한 봄을 만끽하며 코스를 완주한 뒤 위러브유 소개 패널전시, 세계문화체험, 페이스페인팅, 포토존 등 평화광장에 마련된 부대행사에 참여했다. 세계문화체험 부스에서는 라오스, 앙골라,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6개국의 특산품 소개와 전통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 언어와 문화의 간극을 줄이고 지구촌 가족의 정을 나눴다. 지나던 시민들도 관심을 보이며 봉사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라오스 부스에서는 라오스 유학생들이 민속춤 플래시몹을 선보이기도 했다. 포토존에도 소중한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의 줄이 늘어서는 등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
다양한 활동으로 인류애를 나누는 위러브유의 행보에 벨라루스, 라오스, 가봉, 앙골라 등 다양한 국가의 외교사절들이 협력 의사를 표했다. 가족과 함께 참가한 안드레이 체르네츠키 주한 벨라루스 대사는 “오늘 걷기대회는 매우 놀라웠다”며 “사회는 가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가족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걷기대회에 많은 가족이 참여하면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심 모하메드 라프타 알자나비 주한 이라크 대사관 일등서기관은 “여러분은 온 세계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돕는, 매우 감동적인 일을 하고 있다. 한국의 위러브유에서 물펌프 설치 등 활동 경험을 공유해 준다면 건조기후로 인한 이라크 환경문제를 개선하는 데 특별히 유용할 것”이라고 협력을 기대했다.
팬데믹 전에도 여러 번 걷기대회에 참가했다는 김지연(서울 구로구) 씨는 “다시 안전하고 건강하게 걷기대회에 참여하게 돼 무척 기쁘고 뿌듯하다. 지진 등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전 세계 이웃들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으니 힘내시라는 응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철(서울 광진구) 씨는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와 다니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데, 딸아이가 오늘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잘 나왔다 싶었다. 여러 사람과 같이 걸으면서,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행복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위 캔 두(We can do)!”
퍼포먼스 팀이 외친 슬로건처럼, 참가자들은 개개인의 작은 걸음이라도 모두 함께 내디디면 세상을 바꿀 큰 걸음이 된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맞이한 봄, 위러브유는 세계를 무대로 펼치는 인류의 행복과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