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후난민‧복지소외가정 돕기-어머니의 사랑으로 하나 된 지구촌 한 가족
“가족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말처럼 가족이 따뜻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의 존재 덕분이 아닐까. 70억 인류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고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와 재단법인 국제WeLoveU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경기도, 세종병원,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에서 후원한 ‘제18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다.
2017년 5월 21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재난으로 고통받고 질병과 가난으로 힘겨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과 이강민 이사장 등 이사진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 등 1만여 명의 회원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지구촌 가족 행사에 걸맞게 주한 요르단‧스페인‧라오스 대사 등 13개국 54명의 주한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도 함께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오전 10시경, 절도 있는 동작과 다채로운 화음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마칭밴드의 연주와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감탄을 부르는 사랑스러운 무대, 위러브유 활동영상으로 식전 행사가 진행됐다.
11시경부터 시작된 1부 기념식에서는 내빈들의 입장과 소개 후 첫 순서로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의 개회사가 이어졌다. 장길자 회장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온 세상에 희망을 주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이 행사가 벌써 20년이 다 됐다”며 그간 나눔의 행보에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과 “네가 있기에 우리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고어 ‘우분투’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지구촌 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석자들과 함께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우리는 하나, 위 러브 유(We love you)”를 외쳤다.
축사에 나선 아델 모함마드 아다일레 요르단 대사는 전 세계적으로 지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기후난민의 실태를 전하며 지금까지 이어진 위러브유의 실질적인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헌신적인 봉사로 이웃의 삶을 변화”시키는 위러브유의 활동을 “놀랍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곤살로 오르티스 스페인 대사는 “평화롭고 풍요로우며 정의로운 지구를 만들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비롯한 위러브유의 모든 목표가 전 세계로 더 많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캄수아이 케오달라봉 라오스 대사도 “여러분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지구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의 아픔을 덜어줄 것”이라며 회원들을 격려했다. 크리스티안 데헤수스 필리핀 총영사도 “회원들이 보여준 행복과 웃음의 중심에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분은 단순히 보다 나은 세상이 아닌,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활동에 경의를 표했다.
뒤이어 서울시 다문화가정과 경기도 5개 시 복지소외가정에 생계비 및 의료비를 지원하고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짐바브웨, 카메룬, 베냉의 기후난민과 빈곤지역 주민들에게 공공시설 및 생필품을 지원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기금을 전달받은 시청 관계자들은 “경기가 몇 년째 어려워 이웃을 돕는 손길도 많이 줄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성과 사랑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2부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마칭밴드의 힘찬 연주에 발맞춰 가족과 친구, 이웃끼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언어로 사랑을 표현해보는 ‘전 세계에 사랑을 나눠요’, 동물들의 걸음을 흉내 내는 ‘힘차게 걸어요. 누가 누가 잘하나’, 서로 칭찬스티커를 붙여주는 ‘우리 가족 최고예요’, 손바닥을 마주치며 응원을 보내는 ‘가족과 함께 하이파이브’ 등 코스 곳곳에 자리한 여러 이벤트 포스트가 걷기대회의 즐거움을 더했다.
걷기 코스를 걸으며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중학생 김서현(부천시) 양은 해맑은 미소로 “학교에서는 봉사 시간을 채우기에만 급급했는데 오늘 걷기대회는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스스로 봉사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와 함께한 설현지(서울시 강서구) 회원은 “걷는 것처럼 남들을 돕는 일이 쉽고 즐겁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어 아이에게도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가족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오늘 함께 와서 많은 추억을 남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컵공원은 과거 쓰레기가 거대한 산처럼 쌓여 있던 난지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환경 문제를 재고하고 기후난민을 돕는 이번 행사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회원들은 도심 속 아름다운 공원에서 점심시간을 보내며 단란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즐겼다. 위러브유 대학생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부대행사, 페이스 페인팅과 가족사랑 포토존도 참가 가족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했다.
주한 외교관들은 나라마다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설명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위러브유의 다양하고도 즉각적이며 세계적인 행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처럼 맑고 화창한 날씨에 반짝이는 햇빛만큼 회원 가족들의 표정도 한층 빛났다. 가족의 가치를 다시 헤아려보고 나아가 지구촌 가족 모두가 하나임을 일깨우는 뜻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