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랑을 다문화가정과 함께
명절의 풍성한 인심을 이웃과 나누는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명절맞이 사랑나눔 한마당이 한가위를 앞둔 9월 13일, 성남시와 인근 지역 다문화가정을 위해 펼쳐졌다. 성남시청에서 후원한 이번 제15회 행사에는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몽골, 중국, 일본 등지에서 결혼, 취업 등의 목적으로 한국에 와서 가정을 이룬 80여 다문화가정이 초대되어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전통놀이 체험, 한국 전통문화 체험, 명절음식 나누기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오후 4시. 행사를 시작하면서 장길자 회장은 성남시청 3층 한누리 대회의실에 모인 다문화가족들을 따뜻이 환영했다.
“서로가 이해하면 지구 안에서 우리가 한 민족, 한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오셔서 문화가 달라서 적응하기도 어렵고 고생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서 잠시나마 위로해드리려고 한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을 통해 사랑을 나누는 잔치를 마련했습니다. 작지만 크게 받아주시고, 많이 이해해주시고, 내 나라, 내 고향처럼 여기며 함께 잘 지내주셨으면 합니다.”
장길자 회장은 명절이 되면 더욱 고향을 그리는 이주여성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서로 이해하고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아가기를 바랐다. 이날 함께 참석한 이배근 한국청소년진흥센터 이사장은 “주한 외국인이 100만 명이 넘는데도 사회적 편견이 아직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이주해서 우리와 함께 거주하고 우리 아이들을 낳아준 이들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들을 포용하는 이런 아름다운 행사가 더 많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촬영 후 참석자들이 2층의 성남시 홍보관을 관람하고 돌아오는 사이, 행사장에는 한국 전통문화 체험마당과 한국 전통놀이 체험마당이 펼쳐졌다. 참가 가족들은 한복도 입어보고 제기차기, 투호 등 전통놀이도 즐기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선이 곱고 색이 아름다운 한복은 모두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으로 시집 보낸 막내딸의 산후조리를 위해 베트남에서 온 팜 티 수언(Pham Thi Xuan. 여) 씨는 입고 있던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 위에 한복을 입어 보고 신기해했다. 국제결혼을 통해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버지니아 씨는 남편과 딸과 함께 한복을 입고는 예쁘게 큰절하는 법을 배웠다. 한쪽에서는 버튼 사진이나 즉석 사진이 제공되어 추석빔을 차려입은 가족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이어진 만찬에는 명절이면 빠질 수 없는 명절 음식이 풍성했다. 장길자 회장은 “한국에서는 추석이면 이웃과 음식을 함께 나눈다”고 소개하면서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했으니 맛있게 드시라고 권했다. 송편과 불고기, 과일 등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는 이주여성들은 영락없이 한국인이었다. 그들도 한국인 가정의 며느리로서 명절이면 똑같이 명절음식을 만들고 손님 접대를 하느라 수고한다. 다만, 명절이면 친정에 가는 한국 며느리들과 달리 고향에 가지 못하고 고국의 부모님을 그리워만 한다는 점이 다를 뿐.
태국에서 온 양수연 씨는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앙주마리’라는 태국 이름 대신 한국 이름도 받았다. 10년 동안 단 세 번 고향에 다녀온 그는 오늘 행사를 통해 “늘 나를 보살펴주고 챙겨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몽골에서 온 지 3년째인 잉크지맥 씨는 8남매 중 막내라 아플 때나 명절 때가 되면 고향의 부모님과 형제들이 더욱 생각난다. 임신 후에는 남편만 바라보는 자신의 처지에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는 그는 이웃에 사는 위러브유 회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이제 한국에 적응이 되었다고 했다.
돌아가는 길, 참가 가족들은 이날 증정된 명절 선물과 행복한 미소를 한아름 안고 돌아갔다. 함께하는 가족의 정, 어머니의 사랑이 있어 이들 다문화가족 모두에게 올 추석은 더욱 넉넉하고 풍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