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생명 구호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해외 기관·단체와 MOU 체결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의 물질이자, 아직까지 인간의 기술로 만들 수 없는 신비의 물질인 혈액. 분초를 다투는 위급상황에서 혈액 공급은 생명을 불어넣는 일과도 같다. 그렇기에 헌혈은 곧 생명 나눔이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으로 지구촌 가족에게 사랑과 생명을 전해온 위러브유가 헌혈을 통한 생명 구호와 이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 5월 22~24일, 재단법인 국제위러브유,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주최하고 대한적십자사, 온두라스재난대응상설위원회, 위두헬프(WeDoHelp), 다카바시기구, 세종병원,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가 후원한 2019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이 열렸다. 작년 11월에 열린 2018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생명 구호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국내외 정부기관, 학술기관, NGO가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3일 오전 10시, 개회식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열린 2019 세이브더월드 국제포럼에는 UN DGC를 비롯한 각국 정부‧학술기관과 대한적십자사, NGO 관계자와 각계각층 시민 300여 명이 참가했다.
장길자 회장은 개회사에서 혈액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을 언급한 뒤 “헌혈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꼭 필요한 생명 나눔의 행위”라며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또 헌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기관과 NGO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날 포럼이 지구촌 시민들의 마음을 깨우쳐 인류 사랑과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바랐다.
리처드 블루먼솔 미국 상원의원은 영상 축전을 보내 위러브유를 향한 지지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피터 도킨스 UN DGC 웹디지털본부 최고책임자는 세계적인 혈액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을 설명하고, 위러브유가 유엔 DGC 협력 NGO로서 유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에 도움을 주기를 기대했다.
기조연설 후 발제자 9명의 발표가 정부기관, 학술기관, NGO 순으로 진행됐다. 7개국에서 온 발제자들은 각국 사례를 거론하며 헌혈과 혈액 관리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했다. 생명의 귀중함과 헌혈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시민들의 꾸준한 헌혈 참여와 체계적인 혈액 수급·관리를 위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계에서는 갈수록 심화되는 혈액 부족 문제를 타개할 방안으로 수술 시 혈액 사용을 최소화하는 무수혈 수술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혜경 이화여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뤄진 패널토론에서는 생명 구호를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 유지할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열띤 토론 이후 장길자 회장이 기조연설자와 발제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것으로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후안 카를로스 마르케스 멕시코 적십자사 케레타로지부장은 “보관 기한이 지나 혈액을 폐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혈액을 제때 필요한 곳으로 보낼 기관 간, 국가 간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 오늘 논의된 내용을 멕시코 의료계에도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헌혈의 가치와 필요성, 이를 위한 실천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다룬 패널전시가 펼쳐졌다. 패널 말미의 스트링 아트는 70억 인류가 혈액으로 이어져 있음을 표현해 지구촌 가족의 의미를 새삼 일깨웠다.
지금까지 위러브유에서 160차례 진행한 전 세계 헌혈하나둘운동에 참가한 회원들과 시민들은 모두 3만 7천여 명. 산부인과 간호사인 호질레니 네비스(브라질) 씨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혈액이다. 긴급한 수술이나 응급환자 발생 시 혈액이 바로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데 정작 재고가 부족해 혈액이 도착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릴 때가 많았다”고 병원 현장 상황을 전하며, 헌혈하나둘운동 참가자들에게 “생명을 살리는 정말 중요하고 값진 일을 하셨다. 환자 가족들이 매우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러브유는 이날 온두라스 재난대응상설위원회 및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 칠레 보건부, 위두헬프, 다카바시기구, 토바커뮤니티헬스와 MOU를 체결해 향후 자발적 무상 헌혈 확대와 이에 대한 시민 의식 제고를 위한 노력에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유엔 SDGs의 3, 4, 17번째 목표(건강‧웰빙, 양질의 교육, 파트너십) 이행과 잇닿아 있다. 위두헬프는 이라크의 장애어린이들을 돕는 여성단체이며, 다카바시기구는 방글라데시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생명 구호 등에 힘쓰는 유엔 DGC 협력 NGO다. 미국의 토바커뮤니티헬스는 적합한 혈액의 수혈로만 치료가 가능한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들을 돕는 지역의료단체다.
니나 앤더슨 토바커뮤니티헬스 회장은 “위러브유를 비롯한 단체들과 일함으로써 희소질환 치료에 지역사회의 헌혈 참여가 중요함을 알리고, 대중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며 네트워크 구축의 장을 마련한 위러브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제나 알콰라골리 위두헬프 회장은 “IS 테러로 고통받는 이라크 장애어린이들에게 오늘의 MOU 체결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날 위러브유는 한층 넓어진 연대로, 지속 가능한 생명 구호활동의 기반을 다졌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인류의 생명을 살리고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일에 힘을 싣는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