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안에서 ‘우리는 한 가족’
어머니 사랑의 마음으로 세계인을 보듬어온 위러브유가 새해를 맞아 가까이 있는 지구촌 가족 살피기에 나섰다. 1월 18일,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2023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설 명절’ 행사를 개최했다. 명절을 앞두고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질 다문화가족에게 사랑을 나누고, 타국 생활로 겪는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위러브유 성남판교지부에서 열린 행사에는 장길자 명예회장과 이사진, 위러브유 봉사자와 19개국 출신의 다문화가족 및 주한 외국인 가족 158명 등 총 35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근 3년 만에 열린 대면 행사인 만큼 참석자들의 반가움과 기쁨도 배가 됐다.
오전 11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1부 환영식이 시작됐다. 사회자가 몽골, 베트남, 필리핀,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 참석자들의 국적을 일일이 소개하자 장내가 환영의 박수로 가득 찼다. 격려사에 나선 장길자 회장은 “설맞이 행사를 개최해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하다”며 낯선 이국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을 위로했다. 또 “오늘만큼은 외로움과 괴로움을 벗고 차이를 벗어나 고향에 오신 것처럼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 편견을 버리고 아름다운 인류애를 만들어가자”며 참석자 모두의 희망찬 미래를 성원했다.
이후 위러브유의 명절 선물 증정이 이어졌다. 장길자 회장이 다문화가족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난방비를 비롯해 겨울 이불과 식료품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결혼, 직장 일, 피란 등 저마다 다른 배경과 사연으로 한국에 와서 말 못할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은 진심 어린 격려에 감동의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2부, 3부 행사는 오찬과 한국 전통문화체험으로 꾸려졌다. 다문화가족을 위해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떡국과 잡채, 불고기, 산적 등 다양한 명절음식이 풍성함을 더했다. 오찬으로 한국의 넉넉한 명절 인심을 맛본 다문화가족들은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등 한국 전통놀이에 참여하고 달고나 만들기를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곳곳에서 환호와 웃음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며 행사장은 복작복작한 명절 분위기로 들썩였다.
한복 체험 부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장길자 회장이 부스를 찾아 한복을 입은 다문화가족의 옷매무시를 매만져주며 저고리, 마고자 등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했다.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일하는 니자물 씨는 “한국에 16년 거주했지만 한복은 처음 입어본다. 한복을 입으니 정말 한국인이 된 것 같다. 편안하고 느낌이 좋다”며 기뻐했다. 색색의 한복을 갖춰 입고 활짝 웃으며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는 다문화가족들의 모습은, 피부색과 생김새는 달라도 모두가 ‘한 가족’임을 실감케 했다.
이날 마음 깊이 전해진 위로와 사랑에 울고 웃은 다문화가족들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며 힘을 얻었다.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에 온 나탈리아 씨는 “여기 오니까 외국인들도 많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 위로가 많이 됐다”며 “고향에 남은 이들이 걱정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들 힘냈으면 한다. 새해에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힘든 상황에 처한 세계 각국의 모든 이들이 힘내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몽골에서 온 아리오나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문화 차이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었다. 오늘 행사가 외국인이 한국에 적응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브리트니 씨는 “이 행사를 통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감동을 전했다.
회원들은 다문화가족들의 새해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권혁진 위러브유 이사는 “우리 사회에 아직 따뜻함이 남아 있고, 모두가 함께라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모든 게 어려운 시기이지만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세월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자 문형서(고양) 회원은 “타국에서 7년간 생활한 적이 있어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에 공감한다. 다문화가족들에게 오늘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서 힘들 때마다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