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단풍,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구름 한 점 없이 드넓게 펼쳐진 가을 하늘아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한데 어우러져 건강한 발걸음을 옮기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희망나누미클럽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장애인문화협회 김해지부가 주관하는 ‘제2회 휠체어와 함께하는 건강걷기대회’가 지난 11일 김해 봉황동 수릉원 일원에서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것이다.

이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과 서로의 이해 폭을 넓혀 자연스러운 관계로 승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휠체어 전용도로 필요성에 대한 홍보와 인식 개선도 목적이다. 전국 중∙경증장애인과 자원봉사자, 일반 시민들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는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자원봉사자 250여 명이 참여해 장애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진모 김해지부장은 “신체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큰 장애라는 말이 있다. 장애인들의 건강한 정신과 마음이 차가운 시선과 편견, 차별에 상처받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에 나서게 되었다”면서 “이 행사를 계기로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좀 더 따뜻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파란 티셔츠를 입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들은 휠체어를 밀며 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한편, 점심 배식 봉사와 행사 뒷정리 등을 도맡았다. 행사 사회를 맡은 하용한(가요 칼럼니스트 ∙ 부산교통방송 운전가요앨범 DJ) 씨는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장애우를 돕는 여러분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복 많이 받으실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행사는 휠체어와 함께 걷기, 이벤트 동물 퍼레이드, 풍물단 공연, 과학 체험, 페이스 페인팅, 레크리에이션, 휠체어 스포츠 댄스, 장애인 장기자랑 등 볼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한편 이 행사에는 김종간 김해시장, 김정권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인사도 참가해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종간 시장은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보니 김해의 발전이 느껴진다. 47만 김해시민의 이름으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애인 안근효(37세) 씨는 “야구를 볼까, 건강걷기대회에 참석할까 고민하다가 나오게 됐다. 나와보니 가을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고 자원봉사자들도 편안하게 해주고 참석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장애인 이영식(52세) 씨 역시 “바깥 외출은 혼자 있을 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을 단풍도 볼 수 있고 신선한 공기, 그리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이렇게 말동무까지 되어 주니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정윤희 회원은 “동생 같은 장애우를 만났는데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어 기뻤다. 앞으로는 생활 속에서 거리낌 없이 도와야겠고 또 이런 행사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말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가을날, 휠체어와 함께 걷는 산책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했다.